장화 신은 고양이 - 귤소다캔디
옛날 옛날, 어머 이번엔 정말 옛날이랍니다?
한 마을에 ☐☐☐란 이름의 아이가 살고있었어요.
얼마전 사고로 부모를 잃은 아이는 가까운 친척집에 맡겨졌답니다.
하지만 저런, 아이를 맡아준 친척 어른들은 좋은 사람들이 아니었어요.
비가 주륵주륵 내리던 어느 날 아이는 무시무시한 어른들에게 팔려가고말았답니다.
용도를 알 수 없는 수상한 물건들이 가득 쌓인 어두컴컴한 창고에서 눈을 뜬 아이는 겁에 질리고 말았죠.
그때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 같던 아이의 눈에 창고 구석에 조용히 기어든 작은 그림자가 들어왔어요.
갑자기 나타난 정체를 알 수 없는 움직이는 존재에 겁먹은 아이의 귀에
“미야옹-”
작은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답니다.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뜬 아이에게 검은 고양이가 사뿐사뿐 다가왔어요.
“어? 고양이 눈이 네 개?”
어머, 그게 무슨 소린가요? 고양이 눈이 네 개일리 없잖아요! 똑바로 보세요 ☐☐☐☐!
헛것을 본 아이는 두 눈을 비볐어요. 아이의 눈 앞에 있는 것은 ‘고양이’였답니다.
“고양아 여긴 너무 무서워… 나가고 싶어…. 엄마아……”
조용히 훌쩍이기 시작하는 아이에게 고양이는 상냥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어요.
“여기서 나가고 싶어? 내가 도와줄 수 있어.”
“정말이야?”
“그럼 정말이지. 대신 나한테-”
고양이의 앞발이 아이 곁 상자 속의 골동품 가면을 향- 아니 가면이 아니겠죠!! ‘쳇’ 뭐가 쳇인가요? 똑바로 하세요!
고양이의 앞발이 아이가 신고 있던 장화를 톡톡 두드렸습니다.
“이 장화를 주면 널 도와줄게.”
별이 뜬 밤하늘을 가로지르며 장화를 신고 등에 가면을 짊어진 고양이가 날아올랐어요.
아이가 갇혀있는 낡은 건물이 숨겨진 산을 벗어나 가장 가까운 마을로 향했죠.
마을에 도착한 고양이는 잠든 사람들의 귓가에 속삭였답니다.
『저 산에는 수상한 사람들이 있어. 그 사람들이 아이를 제물로 바치려 하고 있어. 아이를 구해야 해』
“저 산에는 수상한 사람들이 있어. 그 사람들이 아이를 제물로 바치려 하고 있어. 아이를 구해야 해.”
『하지만 나 혼자 가면 위험해. 공무원들이 찾아오면 알려야겠어.』
“하지만 나 혼자 가면 위험해. 공무원들이 찾아오면 알려야겠어.”
장화신은 고양이가 다음으로 향한 곳은 수도에 사는 어떤 관리의 집이었어요.
와장창- 쨍그랑- 요란한 소리와 함께 등장한 고양이는 아직 침대에 누워있던 남자를 설득했죠.
“어허 선생님~ 좋게좋게 갑시다~”
“꺅! 침입자!!!! 나한테… 나한테 무슨 짓을 하려는거야!!!”
“에이~ 오늘 하루 어디만 잠깐 같이 가주시면 된다니까요?”
–취르륵
“촉수 들이밀지마! 저리 치…앗….아앗…!”
성공적으로 관리를 설득한 고양이는 아침이 오기를 기다려 이번에는 그와 함께 광장 한복판으로 나섰어요.
고양이가 장화를 신고 있는 신기한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죠.
“사람이, 사람이 잡혀있어!”
“맙소사 괴물이야!”
“세상에… 어쩜 저렇게 아름다운 생명체가 있을 수 있지?”
“부청장님을 구해라!”
와글와글 시끌시끌.
광장에 모인 사람들에게 고양이는 낭랑한 목소리로 선언했어요.
들으라
나는 심연의 힘을 빌려 과거와 미래를 이곳에 부르리
내가 말하였으니 그대로 이루어지리라
그리고 고양이는 들판을 지나고 물을 건너 아이가 기다리고 있는 산까지 도망쳤답니다.
그런 고양이를 쫓아 기사님과 병사들이 우르르 산에 몰려들었어요.
병사들이 신중히 산을 둘러쌀 때, 마을 사람들이 병사들을 지휘하는 기사님에게 다가왔어요.
“아이고 선생님,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요.”
작전 수행 중 다가온 평범한 사람들처럼 보이는 이들의 모습에 기사님은 무심코 인상을 찌푸렸어요.
그러자 깜짝 놀란 마을 사람들은 식은땀을 흘리고, 숨을 쉬는 것을 잊고, 바닥에 주저앉고, 기절해버렸답니다.
하지만 그들 중 가장 앞에 있던 사람 만큼은 간신히 제자리에 서있을 수 있었어요. 왜냐하면 그에게는 반드시 전해야만 하는 말이 있었거든요.
“어떤 아이가, 아이가 저곳에 끌려갔어요. 수상한 사람들이 분명 그 아이를 제물로 바치고 말 거에요! 제발 아이를 구해주세요!”
보글보글 부글부글. 스윽– 삭 스윽– 삭.
한 편 숲 속 어두운 건물 안에선 사람들이 의식을 준비중이었어요.
냄비 속에서 끓는 정체불명의 무언가와 날카롭게 갈리는 칼.
제단을 중심으로 아름답게 피어난 핏빛 마법진.
그리고 [어둠에 깃든 자]를 부르는 목소리.
어머, 절 위한 선물이였나봐요! 마음만은 고맙게 받을게요!
요사스런 불빛만이 빛나고 있는 이 어두컴컴한 공간에서 아이는 밧줄에 묶인 채 아기토끼처럼 바들바들 떨고 있었어요.
하지만 그때,
— 쾅!
벽이 무너지고는
“모두 하던 일 멈추고 바닥에 엎드려!”
눈부신 빛을 등지고 기사님이 등장했어요.
의식이 벌어지던 건물에 위풍당당하게 들어온 기사님은 주위를 둘러보다가 아이를 발견했어요.
기사님은 아이를 돕기 위해 무심코 손을 내밀었다가, 움찔. 조심스럽게 손을 거뒀답니다.
“아이를 발견했다. 지원 바란다.”
대신 아이를 맡길 병사를 부른 기사님은 어색하게 얼굴 근육을 움직여 ‘미소’를 지어보였어요.
“꼬마야 이름이 뭐니?”
그걸 바라보던 아이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어요.
“제…제 이름은 ☐☐☐에요…”
떨리는 목소리, 살짝 붉어진 볼, 크게 뜬 두 눈. 이건 분명 사랑이겠죠?
후후, 다시 만날 때 까지 좋은 사랑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