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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간주 나무 - 7613

돌돌이
어이 후배님 사실 내 머리는 사과 사이에 있어.

#1786. 굶주린 저택의 한 가운데.
(김신화는 그만의 특별하고도 소중한 녹색 엔틱 쇼파에 눕듯이 앉아있고 공이수는 그 앞 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고는 턱에 손을 괴고 김신화를 바라보고 있다.)
김신화: 뭐어? 갑자기 그게 무슨소리야. (놀랐다는듯 고개를 내려 공이수를 마주본다.)
공이수: 그냥 그렇다는거지. 그러니까 내 여동생이 되어주지 않겠어?
김신화: 으음 선배님 미안하지만 정말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이해가 안간다는 듯이 어깨르 크게 위로 올리며)
공이수: 후배님은 동화도 안보고 산거야?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김신화: 그러니까 내게 선배님의 뺨을 때릴 기회를 주겠다 이거야? 미안하지만 차갑고 딱딱한 그 뺨에는 딱히 관심이 없는걸.(다시 흥미 없다는 듯 고개를 위로 편히 바로기댄다.)
공이수: 대신 맛있는 블랙푸딩(선지와 비슷한 디저트)을 먹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 정말 황홀한 맛일거야.
김신화: (됬다는 듯 손을 까딱거리며 거절을 표한 후) 출처를 안다면 꽤나 역겨울 것 같은데.
공이수: (아랑곳하지 않고 이어 말한다) 예쁜 비단 손수건이 있으면 더 좋겠군. 먹고싶은 만큼 사과도 먹을 수 있을거야.
김신화: (기겁하며)으악! 더 귀찮아 졌잖아! 차라리 인체에 대해 공부하는게 나을지도 모르겠어. 퍼즐과 말이야. 애초에 아까 사과가 머리랑 같이 있다며?(어이 없다는 듯)
공이수: 노간주나무로 가져다 줘.
김신화: 정말 대체 무슨일이야? 개가 너무 괴롭혀서 한바퀴 더 돈건가? 너무 많이 돌아가도 문제야 슬슬 돌아오는게 어때. (진저리치며 안쓰럽다는 듯이)
공이수: 그 정도로 내 여동생이 되긴 싫은거야?(고개를 갸웃거리며)
김신화: 선배님 같으면 좋겠어?(황당해하며)
공이수: 예쁜 구두를 받을 수 있을거야.
김신화: 내가 구두를 신은게 보고싶어? 취향이 잠점 매니악해져 가는데...(말 끝을 흐리며)
공이수: 흠 이런 매력적인 제안들이 후배님 성에 안차는 거야? 너무 욕심만 부리다가는 어머니가 될지도 몰라.
김신화: 그말 진짜 이상하다는거 알고있어?
공이수: 여성체라 싫은거라면 남성체로 취급해 줄 수도 있어.
김신화: ..... 어휴, 그래. 착한 내가 들어 줘야지.
김신화: (멋진 엔틱 쇼파에서 일어나 공이수를 일으키고는 검지손가락으로 공이수의 머리 즉, 시계를 민다.)
(툭 밀리더니 바닥에 떨어지 시계는 와장창 쩅그랑 거리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산산 조각이 난다. 매우 어려워 보이지만 김신화라면 조립을 할 수 있을 수준이다. 그러나 어디에 휘말린 것인지 모를, 멀쩡한 머리를-정신학적으로가 아닌- 부숴 달라는 행태나 그 만능손으로 다시 만들지 않는 것을 보면 그냥 하자는 대로 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김신화: 자 됬지?(어깨를 으쓱이며) 예쁜 손수건이니 보자기니 그런건 없으니 우리의 귀여운 돌돌이에게 부탁하자구(팔을 과장되게 벌리며) 돌돌아!
(돌돌이는 신나게 달려와 기하학적이고 어느면으로 보자면 형이상학(본질, 존재의 원리를 추론하여 탐구하려는 학문. Ex) 철학, 논리학,신학)적인, 그보다는 유물 변증법(=변증법적 유물론. 힘과 힘의 대립에 의해 모든것은 변화하고 사회도 그러하다. Ex) 갈등론)에 빗댈 수 있을지도 모를 파편들을 신나게 먹었다.)
공이수: 노간주 나무로 가자. 그럼 예쁜 새로 변해올게.
김신화: 선배님, 그냥 이 돌돌이 노간주나무로 대체하고 지금 새로 변하면 않되는거야?
공이수: 그정도의 개연성은 없지 않을까? 애초에 제목이 노간주나무라고.
김신화: (한심하다는 듯)어이어이 선배님, 선배님 말대로 개연성이잖아? 필연성이 아니라구. 그 왜 슈퍼매지컬마법소녀샤랄라개쩌는장현덕이 마법을 부려줬어! 짠~~ 이제 제목은 돌돌이야.
공이수: 화끈한걸. 역시 후배님이 최고네. 자 그럼 어디 새가 되어볼까? (꽤나 사실적인 고무로된 비둘기 가면을 뒤집어 쓰며)
김신화: 장난해? 아름다운 작은 새는 어디갔어? 내가 저런 가면도 탐내고는 좋아라 할거야 생각하는 거야?(일단 손을 뻗으며)
공이수: (손을 쳐내고는)어쩔 수가 없어. 이 직사각형 너머의 타자를 쥔 사람은 고3이란 말이야. 방금까지 사회탐구 부문의 사회문화를 공부하다가 제출까지 4시간이 남았다길래 원래 계획하던걸 갈아엎고는 이딴 만담만 적고 있는거라고. 저 슈퍼- 뭐시기의 개연성 때우기도 촉박한 마음의 형상화 인거지.
김신화: 흠... 고3은 인정해 줄게.
(그런고로 감사드리며 저는 이만 총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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